
29일 오전 0시,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게양됐던 봉황기가 내려지고 청와대 본관 앞에 다시 올랐다.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지 3년 7개월 만이다. 봉황기는 대한민국 국가수반을 상징하는 깃발로, 대통령의 주 집무 공간에 상시 게양된다.
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청와대에 첫 출근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. 현직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집무를 보는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출근한 2022년 5월 9일 이후 1330일 만이다. 이 대통령 취임 후 약 7개월 만의 청와대 복귀다.
봉황기 게양을 계기로 대통령 사진 취재를 담당해 온 ‘대통령실사진기자단’의 명칭도 ‘청와대사진기자단’으로 바뀌었다.
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 집무실을 두되, 주로 비서동인 여민1관에서 집무를 볼 방침이다. 권위의 상징인 본관보다는 핵심 참모들과의 신속하고 유기적인 정책 결정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.
여민1관에는 강훈식 비서실장, 김용범 정책실장,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 3실장의 집무실도 함께 마련돼 이 대통령은 수시로 참모진과 소통할 수 있게 됐다. 본관 집무실은 주로 공식 행사 때 사용될 예정이다.
이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 도착해 주요 참모진과 아침 티타임을 갖고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첫 출근 일정을 시작한다. 윤석열 전 대통령의 용산 첫 출근 당시 진행됐던 박수 환영, 꽃다발 전달 등의 행사는 생략하고 최대한 간소하게 치러질 전망이다.
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직후에도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“국가의 존재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”이라며 안전 관리를 당부한 바 있다.
이번 청와대 복귀는 12·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와의 정치적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된다.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28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“청와대로 돌아오는 것이 회복과 정상화의 상징이 된 듯한 느낌”이라고 언급했다.
대통령실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 복귀를 준비해왔으며, 지난 9일부터 본격적인 이사 작업을 시작해 약 3주 만에 마무리했다. 대통령 경호처도 국가정보원 및 군경과 합동으로 보안 점검을 완료했다.
다만 청와대 관저 공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이 대통령은 당분간 한남동 관저에서 청와대로 출퇴근하게 된다. 대통령 관저는 내년 상반기 중 보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.
박지혜 기자 bjh@bntnews.co.kr





